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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30 23:10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의 그늘에 갇히다

  • admin 오래 전 2025.06.30 23:10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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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제공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서 일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은 하루 24시간 격일 근무라는 극한 노동에 시달렸다. 수당은 물론 퇴직금도 없었고, 관리자에게 괴롭힘까지 당했다. 이 모든 일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명목 아래 벌어졌다. 그러나 실제 직원 수는 이를 훨씬 넘겼다.
이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가짜 5인 미만’이라는 구조적 허점의 희생양이 됐다.

24시간 격일 근무, 그리고 수당 없는 현실

서울 종로의 한 숙박업소에서 일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A씨는 하루 24시간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격일 근무를 반복했다. 기본급 외에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다.
A씨는 “관리자가 욕을 하며 괴롭히기도 했다”며 “일이 너무 힘들고, 나중에는 수당도 못 받아 그만뒀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사업장이 근로기준법의 핵심 기준선인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신고돼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한 외국인 노동자만 4명이었고, 낮 근무자, 세탁담당 직원, 매니저까지 합치면 7명이 넘었다.

근로기준법 적용 회피… 위장 신고의 구조적 문제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 5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해고예고, 퇴직금 지급 등 주요 조항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장은 5인 이상 근무 실태를 숨긴 채 ‘5인 미만’으로 위장 신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숙박업소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허위 신고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피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 일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은 각종 수당은 물론, 노동시간 제한 등의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했다.

법의 보호 밖에 놓인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심각성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라는 신분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스스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거나 법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나서도, 미등록 신분으로 인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문제가 얽혀 있어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해당 숙박업소의 노동자 중 일부는 이 문제를 감수하고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했으며, 고용노동부는 실제 근무 인원이 5인 이상임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위장 사업장의 실태, 노동 사각지대의 구조적 위험성

이 사건은 단순한 불법 고용의 문제가 아니다. 사업주의 위장 신고와 당국의 사각지대 방치, 그리고 법 적용의 제한이 맞물려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에서 위장 신고로 근로기준법을 회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적발 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구조적 회피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더욱 취약한 위치로 몰아넣고 있으며, 실제로 인권침해 및 장시간 노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첫째, 5인 미만 사업장 기준에 대한 실태조사 강화와 위장 신고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라 하더라도 노동 기준법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이중적 사각지대를 해소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관련 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사건은 단지 하나의 사업장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제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이를 악용한 구조적 편법이 존재하는 한, 또 다른 피해자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위한 법의 울타리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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